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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요리사」토니 라루사

MLB 2008/02/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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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
본의가 아님에도 마음이 어떤 대상에 쏠려 끊임없이 의식을 지배하며,
모든 행동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은 관념.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열광하면서, 왜 많은 스포츠 팬들은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을까. 스포츠엔 영원한 1등도, 영원한 꼴등도 없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게임 규칙만이 있을 뿐이지,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 언제까지 고정관념에 빠져 있을텐가. 평균 수명이 되어서도 살아있다면, 일부로라도 죽어서 평균에 맞출텐가.
교과서적인 슛폼, 포인트가드의 정석, 센터의 정석, 리드오프의 전형, 교과서적인 타격자세, 투구폼의 정석, 수비의 교과서라는게 존재하는가? B형 남자, 소심한 A형, 성격좋은 O형, 돌아이 AB형이란게 과학적인가?

…왜 무언가를 정의를 내리고, 구분을 지으려 노력하는가

고정관념에 빠진 다른 오류들도 무척 많지만, 오늘은 야구의 타선, 그 중에서도 투수도 타격을 하는 MLB 네셔널리그의 타선과 토니 라루사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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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읽기 싸움인 야구에서 타선은 그 지략의 시작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1차예선에서 우리나라 김경문 감독과 일본의 호시노 감독이 '위장타선'으로 설전을 펼친 것은 이러한 지략 싸움이 밖으로 드러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즉, 타선은 단순히 주전 타자들의 출석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경기를 치루게되면, 퍼펙트게임이 아닌 이상 1번타자가 9번타자보다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된다. 그렇기에 넓게 보면, 더 잘 때리는 타자들을 상위 타선에, 그렇지 못한 타자들을 하위 타선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굳이 정해진 게 있다면, 여기까지이다. 이 다음 단계부터는 모두 감독의 몫이다. 어떻게 타선을 배치하면 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낼 수 있을까라는 공통의 목표만 있을 뿐 그 방법은 정해진 게 없다.

100여년에 걸친 긴 야구 역사 속에 수많은 명장들의 노하우로 어느 정도 보편화된 개념은 있다. 가령, 1번타자는 발이 빠르고, 출루율이 좋아야 한다거나, 2번타자는 감독의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거나, 3, 4, 5번타자들은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능력이 좋아야 한다는 등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가장 일반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그저 검증된 하나의 노하우일 뿐이다.

위의 노하우를 따라, 현재 MLB 네셔널리그의 감독들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의 토니 라루사를 제외한 모든 감독들이 9번타자에 투수를 배치하고 있다. 라루사 역시 그가 주심에게 제출한 타선의 99%가 '9번타자 투수'였다. 그리고 이들 감독 중 대부분이 포수를 8번에 배치시킨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보다 투수와 포수는 각자 포지션 훈련이 타격 훈련보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통 타격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타석에 적게 서는 8번과 9번에 배치시키는 것 역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그저 검증된 하나의 노하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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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세인 '8번 포수, 9번 투수' 타선에 대해 라루사보다 앞서 의문을 제기한 이가 있는데, 바로 1970년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감독으로 1976, 1977, 1978년 디비전 우승을 일군 명장 데니 오즈악이다.


"포수가 타자들 중 가장 못때리는 타자라 할지라도 왜 8번에 넣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나에게 8번타자는 상위타자들 못지 않게 중요한 자리이다. 9번타자가 대부분 투수인데, 이들 역할이 주로 희생번트이다. 그럼 조금이라도 발이 빠른 선수를 8번에 배치시키는게 좋지 않은가"


오즈악 이후 '8번 포수' 타선은 많이 사라졌다. 역시 타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인 유격수 등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 중에서 포수보다 발이 빠른 선수들을 8번에 많이들 배치하게 된 것이다. 보다 더 효율적인 득점을 위해 오즈악이 펼친 전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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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루사는 오즈악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9번 투수'를 뒤엎었다. 라루사가 보유한 최고의 카드, 앨버트 푸홀스. 그리고 이 푸홀스에게 가장 좋고, 많은 기회를 주는 3번 타순. 그리고 푸홀스가 3번 타순에 배치되었을 때, 가장 주자를 많이 모을 수 있도록 8번 타선에 투수를 배치하고, 9번 타선엔 또하나의 1번타자를 배치시킨 것이다.

이 '8번타자 투수' 타선은 1998년에 이미 라루사가 검증한 작품이다. 당시 타자들의 구성 역시 올해 카디날스 구성과 몹시 흡사했다. 당시 카디날스 타선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빅맥' 마크 맥과이어가 3번타자에 배치되었고, 4, 5번 타선에 레이 랭포드, 브라이언 조던, 테이블 셋터로 로이스 클레이튼과 딜라이노 드쉴즈가 배치되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9번 투수' 타선으로는 3번타자 맥과이어에게 얻는 결과물이 적었던 것이다. 그래서 여러 리드오프급 선수들을 9번타자 자리에 배치했었고, 시즌 후반기에는 주전 포수로 발빠른 일라이 머레로가 고정으로 9번타자를 맡았다.

작년, 부상과 부진으로 롤렌과 에드먼즈가 전력 이탈하자, 라룻사는 8년여만에 저 '8번 투수' 타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전까지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던 카디날스는 이후 5할 승률을 기록하며, '8번 투수' 타선도 성공할 수 있음을 또다시 입증했다.

라루사가 이렇게 '9번 투수'를 뒤엎는다고 해서, 라루사가 보편적인 '9번 투수'타선의 노하우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과거 푸홀스말고도 전성기의 짐 에드먼즈, 스캇 롤렌 등이 4, 5번 타선에 배치되거나, 에드가 렌테리아 등 좋은 2번타자가 있었을 땐, 또 그에 맞게 투수를 9번타자에 배치시키는 '9번 투수' 노하우를 따랐다. 검증된 노하우에 맞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올해 카디날스에는 과거 에드먼즈, 롤렌, 렌테리아 몫을 해낼 선수들이 많지 않다. 그렇기에 라루사는 현재 데리고 있는 선수에 맞춰, 가장 득점이 쉬운 타선을 만들어 낸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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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으로 만든 탕수육이다. 채식 뷔페에서 즐겨 먹는데, 일반 탕수육과 맛이며 씹는 맛이 똑같다. 탕수육을 먹고 싶은데, 재료가 콩밖에 없다며 콩밥이나 대령하는 요리사와 콩을 갈아, 밀가루와 섞어 반죽을 한 다음, 그걸 튀겨서 탕수육과 같은 맛을 내는 요리사 중에 누가 더 나은 요리사일까. 재료가 시원치 않아도 늘 탕수육을 만들어내는, 그리고 만들어 내려는 토니 라루사야 말로 메이져리그 최고의 요리사가 아닐까 한다.


(글의 요지가 뭔지..그저 라루사는 역시 대단한 사람이다..정도로 봐주십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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